![]() |
문정왕후 어보 / 문화재청 |
문정왕후 어보, 2015년 박 전 대통령 방미 때 되찾을 수 있었다는 주장 제기돼
(서울=코리아타임스) 박재혁 기자 =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김진태 전 검찰총장의 갈등 탓에 최근 국내로 돌아온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의 환수가 2년이나 늦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 이미 두 어보를 되찾아올 수 있었음에도, 우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은 "미국 정부 측에서 일찍이 한국 검찰에 약탈된 어보들의 환수를 공식 요청하라고 제안했고, 김진태 전 총장이 그 요청에 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혜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미국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여기에 당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김 전 총장과 갈등 관계에 있던 우 전 수석 입장에서는 어보 환수의 공로가 김 전 총장에게 돌아가는 걸 원치 않았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우 전 수석과 김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 검찰 내 권력을 두고 갈등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문화재청은 혜문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두 어보는 2013년에 확보됐지만, 관련 소송이 2016년까지 이어졌다"고 말하며 "그렇기에 2015년 당시에는 어보를 환수해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혜문 대표는 우리 정부가 지난 수년간 유독 두 어보의 환수만큼은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서둘렀다면 2015년에 충분히 받아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4년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국에 가져온 다른 9개의 유물들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환수를 서둘렀다"고 말하며 "그런데 이번에 두 어보들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혜문 대표는 약탈된 조선왕조의 9가지 유물들의 국내 환수를 미국 측에 요청하는 캠페인을 지난 2014년부터 일찍이 전개해왔다. 해당 유물들 중 3개는 조선의 국왕들이 외교와 중요 문서에 사용했던 국새들이고, 나머지 6개는 왕가의 식구들이 각종 의례에 썼던 어보들이다.
혜문 대표와 함께 두 어보의 국내 환수를 위해 노력해왔던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내가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래 박 전 대통령은 나를 매우 싫어했다"고 말하며 "박 전 대통령이 어보 환수의 공로를 내게 뺏기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내가 아는 한 당시 박근혜 정부는 어보의 환수에 소극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측에서 어보 반환을 위해 우리 문화재청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오랫동안 아예 답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